지난 2011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벤츠 여검사 사건’의 장본인인 이 아무개 전 검사(여·40)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벤츠 승용차 등 이 전 검사가 받은 금품의 대가성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2일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내연남인 변호사로부터 사건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기소된 이 전 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이 전 검사가 받은 청탁과 금품 사이에 대가 관계가 없다고 판단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며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앞서 이 전 검사는 최 아무개 변호사(53)로부터 특정 사건의 수사를 담당 검사에게 재촉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신용카드, 벤츠 승용차 등 5591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2011년 구속 기소됐다.  

이 전 검사는 2007년 최 변호사와 내연 관계를 가진 뒤 경제적 지원을 받아왔고, 2010년 사건 청탁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벤츠 승용차는 ‘사랑의 정표’라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1심은 “청탁 시점 이전에 받은 금품도 알선 행위에 대한 대가”라고 보고, 이 전 검사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금품은 내연 관계에 따른 경제적 지원의 일환”이라는 이 전 검사의 주장을 받아들이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검사가 최 변호사에 대한 호의로 담당 검사에게 재촉 전화를 걸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벤츠 승용차 역시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겠다는 정표로 이 전 검사가 요구해 받은 것으로 봤다.

특히 이 전 검사가 청탁을 받은 것은 지난 2010년 9월로, 신용카드를 받은 2010년 4월과 벤츠 승용차를 받은 2009년 4월이 각각 시간적 간격이 있어 대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법원의 이번 판결을 두고 사법부가 또 자기식구를 감싸는 판결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동후 기자  ceo@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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