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에 가입했다는 이유 등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은 30대 교통사고 운전자가 피해자 측의 끊질긴 법정투쟁 끝에 법적 처벌을 받았다.

29일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형사단독 김도연 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치상)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모(33)씨에게 금고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정씨는 지난 2015년 8월19일 오후 3시40분께 전남 완도의 한 섬에서 과속운행을 하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초등학교 3학년인 A(당시 9세)군을 치어 1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두개골 골절 등의 상해를 입혔다.

이로인해 A 군은 영구적인 우측 하지 성장판 손상과 기억력·집중력 등 인지능력 저하, 수면장애 등의 중상해를 입었다.

하지만 정씨는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했다는 이유 등으로 공소권없음(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은 교통사고 가해자가 무면허나 음주, 중앙선 침범 등 12대 중과실에 해당하지 않고 자동차종합보험 가입, 피해자가 중대한 상해를 입지 않았을 경우 처벌을 면제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A군의 아버지 B(53)씨는 불기소 처분에 반발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고, 지난해 4월 헌재는 재판관 전원 일치로 '공소권 없음 처분 취소'를 결정했다.

헌재는 A군이 "불치 또는 난치의 질병을 앓을 가능성이 있다"며 종합보험 가입이 처벌의 면제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헌재의 결정에 따라 검찰은 정씨를 정식 기소했으며, 법원은 사고발생 22개월만에 정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정씨가 제한속도를 10㎞ 이상 초과해 진행하면서 전방주시 의무를 소홀히 했다"면서 "피해자측과 합의가 되지 않고, 합의 노력조차 없어 실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종민 기자  min0727@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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