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행패를 부리다 처벌을 받는 환자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11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처방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병원에 인화물질을 뿌리고 불을 지르려고 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미수)로 A(43)씨가 구속됐다.

A씨는 지난 8일 오후 8시20분께부터 8시55분까지 광주 북구의 한 병원 5층에서 자신의 몸과 간호사실 주변 바닥에 인화물질을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지르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자신의 허위 처방 요구를 거절한 병원 의료진에 불만을 품고 만취 상태에서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일 무릎과 허리 통증으로 이 병원에 입원한 A씨는 '수액을 맞은 것처럼 처방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초생활수급자인 A씨는 경찰에 "수액을 처방받으면 수급자 재심사에서 유리할 것으로 여겼다. '허위 처방은 안 된다'고 거절한 의료진에 불만을 품고 범행했다.

우울증이 심해 감정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8일 의료진과 다툰 뒤 퇴원했으며 술을 마시고 같은 날 오후 7시에서 8시 사이께 주유소에서 인화물질 20ℓ를 구입, 병원을 찾은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라이터 2개를 들고 "병원에서 죽겠다. 환자들을 내보내라. 다가오면 불을 붙이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환자·보호자·의료인 등 250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경찰은 설득 과정에서 담배에 불을 붙이려던 A씨를 체포했으며, 법원은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와 함께 광주지법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46·여)씨에 대해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5월13일 오후 7시30분 부터 1시간 동안 광주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욕설과 함께 고함을 지르는가 하면 이를 말리던 병원 관계자의 멱살을 잡고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술에 취한 A 씨는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싶다'며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같은 법원은 병원 응급실에서 집기를 던지며 소란을 피우는가 하면 당직 의사의 멱살을 잡아 흔든 혐의(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B(40) 씨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보호관찰·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하기도 했다.

B 씨는 지난 7월22일 오후 10시52분께 전남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자신의 손에 난 상처를 봉합하기 위해 진료를 받던 중 별다른 이유 없이 옷을 벗은 채 욕설을 하며 소란을 피우는가 하면 탁자와 수액 걸이를 집어던지고 당직 의사의 멱살을 잡아 흔든 혐의로 기소됐다. 

또 광주의 한 병원 응급실에서 '진료를 신속히 해 주지 않는다'며 혈압계를 부수고 의사를 협박하는 등 행패를 부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와 사회봉사를 선고받은 30대 남성 2명에 대한 항소가 최근 기각되기도 했다.

이종민 기자  min0727@evernews.co.kr

<저작권자 © 에버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