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합리성 문제, 판결 내용으로 따져야"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문형배(부산지법 부장판사.사시28회) 우리법연구회장은 1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외부에서 우리법연구회의 성격에 대해 얼토당토하지 않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회원 명단을 공개하는 문제를 논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판결의 합리성에 문제 제기를 하려면 판결 내용으로 들어가 따져야지 그것과 무관하게 20년 전 행적을 들추는 것은 선진국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라며 연구회 소속인 서울남부지법 마은혁 판사의 노동운동 전력과 민노당원 공소기각 판결을 연결지으려는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은 문 회장과의 문답.
-- 회원 명단 공개를 추진하는 배경은

▲ 법원 내부에서도 우리법연구회가 무엇을 하는 단체인지 모르는 분들도 많아 해명을 할 필요도 있다고 느꼈다. 학술단체가 하는 일이 논문집을 내는 것이 아닌가. 어차피 논문집을 펴내는 마당인데 자꾸 외부에서 명단을 공개하라고 하니 못 할 것은 뭐냐고 자연스럽게 제안이 나온 것이다.

-- 마은혁 판사의 판결과 우리법연구회를 연결해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 한 신문이 민노당 당직자 사건에서 마 판사는 공소기각을 했고 다른 판사는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우리법연구회는 곧 공소기각이라고 보도하지 않았나. 그런데 분명히 밝히는데 벌금형을 선고한 판사도 우리법연구회 회원이다. 회원끼리도 다르게 판결하는 게 우리법연구회다. 팩트를 모르면서 선입견을 갖고 보니까 그렇게 쓰게 되는 것이다.

-- 우리법연구회 차원의 대응을 고려하고 있는가

▲ 정면대응을 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정정ㆍ반론보도 청구를 하면 또 우리법연구회가 언론에 등장하지 않겠나. 우리가 어떻게 언론을 이기겠나. 그래서 참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계속 정도를 넘는다면 개인적으로 직을 거는 한이 있어도 법적으로 대응해보겠다는 생각도 있다.

-- 우리법연구회를 사조직이라거나 이념적 성격의 모임이라는 주장도 있다.

▲ 우리법연구회 활동을 하는 판사들은 승진에 제로다. 아니 마이너스다. 다른 비판은 받아들여도 하나회라는 건 너무하는 것이다.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 사조직 아닌가. 1988년에 우리법연구회를 만들어서 무슨 이익을 봤나. 참여정부 때 4∼5명 정도 이익을 본 본들이 있다. 그것은 인정하지만 그나마도 오랫동안 불이익을 보았던 것을 구제받은 게 아니었는가. 고등부장 승진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판사라면 우리법연구회를 안 한다. 그런데도 하는 분들은 뭔가. 인혁당 사건 재심해서 무죄선고하는 걸 또 반복할 건가. 우리 사법부의 과거가 완전히 깨끗하진 않다는 문제 의식을 갖고 서로 논의하고 토론하는 곳일 뿐이다. 판사가 무슨 좌파 단체를 하겠는가. 또 우리는 가입신청을 하면 즉시 승인이다. 닫혀 있는 조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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