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자적 지위와 EU 창설국 프리미엄 덕
(브뤼셀=연합뉴스) 김영묵 특파원 = 리스본조약으로 신설되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하 상임의장) 선출이 임박한 가운데 '베네룩스 3국'으로 불리는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의 '파워'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헤르만 반 롬푸이 벨기에 총리가 가장 유력한 초대 상임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얀 페터르 발케넨더 네덜란드 총리와 장-클로드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가 다소 뒤처지기는 하지만 '경쟁자' 물망에 오른 형국이다.
토니 블레어 전(前) 영국 총리가 사실상 낙마한 이후 상임의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는 인물 3명이 다름 아닌 베네룩스 3국의 정부 수반이라는 점이 시선을 끈다.
베네룩스 정상 3인이 경합하는 현상을 우연으로 치부하는 의견도 있지만, 독일과 프랑스 등 강대국이 상임의장에 '거물'을 앉히기를 꺼린 점이 블레어 낙마의 중요한 이유라는 관점에서 롬푸이 등의 부상은 필연적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다시 말해 베네룩스 3국이 중간자적 지위 덕택에 초대 상임의장을 뽑는 과정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벨기에와 네덜란드, 룩셈부르크는 바로 이러한 중간자적 지위에 힘입어 그동안 EU 집행위원장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 등 유럽을 대표하는 자리에 여러 차례 진출한 경험을 갖고 있다.
융커 룩셈부르크 총리는 2005년 1월1일부터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재무장관 회의(유로그룹 회의) 의장을 맡고 있다.
비록 소국이기는 하지만, EU 이사회 의사결정 대부분이 가중다수결에 의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모두 29표(네덜란드 13/벨기에 12/룩셈부르크 4)를 가진 베네룩스 3국은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기도 하다.
이뿐 아니라 베네룩스 3국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와 함께 EU의 모태가 된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를 창설한 국가로서 의미 있는 '지분'을 행사하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브뤼셀 소재 싱크탱크인 유럽정책센터(EPC)의 야니스 에마누일리디스 선임연구원은 "때마침 베네룩스 3국의 정상이 '관리자'로서 무난한 인물이라는 사실, 3개국이 EU 창설 국가로서 특별한 자산을 갖는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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