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40년 가까이 교육 공무원에 몸담으면서 올해 초 향토색이 물씬 풍기는 시집을 내 화제가 됐던 이인중(60.李仁重.서기관) 과장이 두 번째 시집을 펴냈다.

1971년 공직에 몸담은 뒤 내년 정년을 앞둔 이 과장이 펴낸 시집은 '싸목싸목 걷고 싶다'(전남문협출판 刊)
토속적이고 향토색 짙은 전라도 방언에 구수하고 감칠맛 나는 시어(詩語)가 책 속 곳곳에 가득하다.

"얼마나 가물(가뭄)라고 북새하는 것이/ 꼭 꼬치(누에고치) 껍닥(껍데기) 같다/ 얼마나 보댓기면(힘들면) 저러하것냐(저러겠냐)"

'가뭄에 타는 것들' '종달새 쫑알대는 고향아'등 모두 96편의 시를 모았다.
시인 문병란씨는 "그의 시는 사어(死語)가 돼 가거나 농촌 해체로 고향 상실과 함께 아쉽기 그지없는 농경사회의 정겨운 잔영을 시로 형상화해 독자에게 목마른 향수를 달래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가 사투리에 매달리는 것도 거기에 진솔한 삶의 향기가 있고 생명의 뿌리가 있기 때문이다.
향토적인 삶을 동양적 정신으로 승화시켜 거칠 것 없는 마음의 세계를 열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시인은 시집 제목이 보여주는 '싸목싸목'이란 부사어도 빠른 속도시대를 한 박자 낮추고자 하는 슬로우리즘을 시험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초 나온 첫번째 시집 '눈 내리는 날의 출발'은 '우케 널어 놓던 날, 상념에 타버린 영혼, 어머님묘소에서, '아침바다' 등 99편의 주옥같은 시를 수록했다.

특히 증조, 조부, 부친까지 3대가 채 '삼십'을 넘기지 못하고 단명한 후 자식 뒷바라지에 평생을 한 어머니들의 굴곡의 삶도 시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이 시인은 문학춘추작품상(1998년)과 문예사조 신인상(1999년)을 받았으며 2000년 월간문학신인상으로 문단에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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