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바람 일으키는데 큰 도움 될 것"

(전주=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 전북 전주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24부작 드라마 '같은 태양 아래 지평선'을 찍고 있는 태국의 핀 끄리양까이싸꾼(50) 감독은 "이 드라마가 태국 내에서의 한류 바람을 일으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핀 감독은 "전주는 도시가 아름답고 주변 자연이 좋으며 촬영에 필요한 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며 "기회가 된다면 또다시 찾고 싶다"라고 말했다.

오는 20일 출국을 앞두고 막바지 촬영에 비지땀을 흘리는 핀 감독을 만나 촬영 과정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 먼저 드라마를 소개해달라.

▲ 태국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여주인공 '윈디'가 한국에 있는 아버지를 찾으러 왔다가 복수극에 휘말리면서 한국인 '라이언'과 사랑에 빠지는 러브스토리다. 지난달 15일부터 하루 평균 45명의 스태프와 배우가 전주에 머물며 촬영하고 있고, 그룹 파란 출신의 가수 겸 배우로 태국에서 인기를 끄는 라이언(본명 주종혁)을 포함해 4명의 한국 연예인도 출연하고 있다. 정상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어 오는 19일이면 촬영이 모두 끝나게 되며, 내년 1월9일부터 국영 지상파방송 '타이 9채널'에서 주말에 40분씩 방영될 예정이다.

-- 한국과 전주에 대한 느낌은.

▲ 한국은 이번이 첫 방문이다. 전체적으로 안정돼 있고 많이 발전한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또 깨끗하고 분위기가 좋다. 전주는 도시의 크기가 적당하고 주요 촬영지인 한옥마을 등이 드라마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져 대만족이다. 촬영에 참여한 한국인이 헌신적으로 일하는 모습도 감동적이었다. 전주를 촬영지로 결정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 전주가 영화 및 드라마 촬영지로서 도약하려는데, 현장에서 본 성공 가능성은 어떤가.

▲ 도시가 복잡하지 않고 교통편도 괜찮다. 특히 주위의 자연이 아름답고 영화종합촬영소와 후반부 편집실 등 영화와 드라마 촬영을 위한 기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세계적인 촬영지로 도약하려면 대형 스튜디오 등의 보강이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영화보다는 드라마 유치에 더 큰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 태국의 한류 바람과 이 드라마가 한류에 미칠 영향은.

▲ 태국의 한류 바람이 최근 조금 약해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거세다. 특히 젊은 사람 사이에서 한국 드라마 등에 대한 인기가 매우 높다. 한국에서 올 로케이션으로 제작하는데다 한국 배우가 4명씩이나 있어 한류를 일으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태국 내의 언론에서도 이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 태국과 한국 드라마의 수준 차이는.

▲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한국이 앞서 있다. 우리도 한국의 드라마를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은 풍부한 제작비와 최신식 장비가 있고 배우들도 잘 훈련돼 연기력이 뛰어나다. 시청자층이 두텁고 관련 시장도 넓다는 것도 장점이다.

-- 촬영 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으면 소개해달라.

▲ 통역자가 '주인공 라이언이 손가락이 부러졌다'는 말을 '죽었다'고 잘못 전해 한바탕 난리가 난 적이 있다. 촬영이 주로 야외에서 이뤄지는데, 날씨가 너무 추워서 애를 먹고 있다. 색다른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일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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