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전남도가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 광주공항의 국내선 이전을 적극적으로 촉구하자 박광태 광주시장이 16일 국내선 이전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두 공항 문제가 양 지역의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그동안 서남권 거점공항은 무안공항 한곳뿐이라는 원칙을 고수하며 입장표명을 자제했던 전남도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광주공항의 국내선 이전을 촉구하자 박 시장이 하루만에 이를 반격하는 모양새를 취해 공항활성화를 위한 협의는커녕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성까지 띠며 문제해결이 더욱 복잡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 시장은 이날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그동안 시의 공식입장을 뒤집고 KTX가 완전 개통되더라도 광주공항 국내선 존치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여기에서 더 나아가 국제선 전세기 취항 추진 방침도 밝혔다.
그는 "광주공항 국내선은 산업 측면에서 필요하며 광주공항의 국내선도 무안공항으로 이전하면 망한다"고 말해 이전의사가 없음을 공식화했다.
박 시장은 특히 "광주공항과 베이징, 상하이를 오가는 전세기가 취항할 수 있도록 인가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까지 밝혀 일부 관광단체 수준에서 추진 중이던 국제선 재취항을 공식화해 전남도와 광주시간의 갈등 증폭에 불씨를 당겼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 전남도도 국토해양부와 한국공항공사, 광주시 등에 광주공항 국내선의 무안공항 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남도는 그동안 광주공항의 국내선 이전 문제의 경우 광주시의 공식입장이 KTX 개통 이후 논의였던 만큼 입장표명을 자제해 왔으나 최근 광주지역 일부관광단체의 국제선 재취항 추진과 국토해양부의 양 지역 공항에 대한 여론조사 실시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태도를 공세적으로 바꿨다.
전남도는 "무안공항이 아직까지 활성화되지 못한 것은 광주공항 국내선이 이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며 "서남권 거점공항은 무안공항 한곳뿐이며 무안공항 건설은 광주.목포공항의 기능이전을 전제로 추진된 국책사업인 만큼 이를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공개적으로 표명되고 팽팽히 맞서면서 '공항논란'이 단순한 항공교통 정책상 문제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도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게 됐다.
국토해양부가 조만간 공항운영에 대해 지역민들을 상대로 실시하기로 한 여론조사 방침도 이같은 양상에 기름을 부은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해관계가 다를 수밖에 없는 사안에 대해 정부가 여론조사를 실시한다고 하자 이를 염두에 둔 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입장표명을 하고 있고 양지역이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단순 여론조사는 어느 지역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며 "지금 당장이라도 양 시도와 정부가 모여 원래 계획대로 무안공항을 광주·전남의 거점공항으로 기능하도록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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