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회담 무기한 연기에 관한 중국 전문가 소견


▲ 출처: 해외 뉴스 사이트

16일 새벽 00시 30분 북한 평화통일 위원회 위원장 이선권은 한미 군사훈련 ”맥스썬더”를 이유로 남북고위급회담을 무기한으로 연기할 거라는 결정을 한국에 전달했다. 이에 대해 중국 푸단(复旦) 대학교 남북한 연구센터 주임 정지융(郑继永) 교수는 아래와 같이 분석했다.

1. 북한이 리비아식 비핵화반대를 주장했던 이유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은 5월 13일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먼저 핵포기를 하고 나중에 보상 받는” 리비아식 비핵화 방식을 언급하면서 핵무기를 폐기해 미국 테네시주 오크리지에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그는 “ 북한이 북미 회담 시 리비아식 비핵화 방식에 대해 반대입장이라면 북미회담은 단지 남북한이 시간을 벌기 위한 위장술일 뿐이라고 말했다. 존 볼턴의 말에 따르면 미국이 직접 북한으로 군함을 보내서 북한에서 페기하는 핵무기를 싣고 와야 하는 것이 진정한 비핵화를 의미하는 것이고 기타 경제적 협조 등 보상사항들은 그 다음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방식은 2003년 리비아에서 핵을 포기하던 방식과 일치하다. 2003년 12월, 당시의 리비아 통치자 무아마르 카다피는 미국과 몇 개월간 협상끝에 이 제안을 받아들이고 핵무기와 생화학 무기의 제작계획을 포기했다. 하지만 8년후 미국은 리비아 국내 반대파와 손을 잡고 카다피 정부를 무너뜨렸고 카다피도 최후를 맞이하였으며 리비아는 현재까지 내전 등으로 혼란한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은 북한에 완전한 비핵화 실천을 요구하지만 그에 상응하는 보상대책은 오히려 마련되어 있지 않아 북한 입장에서는 걱정과 불만일 수 밖에 없다.

2. 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이 예정되어 있는 오늘 날짜에 갑자기 이 같은 결정을 통보한 것은 어떤 의미인가?

6월 13일 한국에서는 지방 선거를 진행하고 차기 대통령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문대통령은 이번 선거를 무척 중요시하여 고위급회담의 성과를 통해 자신의 지지율을 높이고 싶어 한다.

북한은 그 동안 나름 많은 성의를 보여준 것이 사실이다. 미국과 비핵화 협의, 핵실험장 폐기 등 충분한 성의와 입장을 보여준 반면에 한국은 미국과의 합동군사훈련도 여전히 대규모로 진행하는 등”판문점 선언”을 무시하는 듯한 행보를 보여줌으로 북한의 입장에서는 불만일 수 밖에 없다.

한마디로 이번 무기한 연기는 한국에 주는 하나의 경고메시지임에 틀림없다.

또한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트럼프가 제시한 부분은 많지만, 실질적인 양보 측면은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기업으로 하여금 북한건설 명목으로 파견한다는 등의 조건들은 장기적인 계획일 뿐, 국가안전을 걱정하는 북한의 기대에는 전혀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다.

게다가 며칠 전 북미 회담 전 담화 중에서는 북한에 전문가들의 해외이민을 요구하는 등 강도 높은 요구를 하여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 건설능력과 핵무기폐기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공업적인 기본능력을 상실케 하려고 하는 의도를 보여줌으로 북한입장에서는 참을 수가 없는 부분이다.

이 시점에서 김정은이 북미정상회담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은 이 기회에 미국이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게 하려고 하는 의도이다. 현재 북한의 핵폐기 선언에 대해 내부적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크고 김정은은 대내외적으로 큰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빠른 시간 내에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여줌으로써 북한 국내의 정치와 경제상황을 안정시키고 북한 국민들에게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정답이라는 것을 일깨워줄 필요성이 있다.

3. 판문점 회담 전에 중지되었던 한미합동군사훈련은 왜 다시 재개되었는가?

사실 동계 올림픽 기간 한미 군사 훈련은 정지되어 있었고 그 후로도 규모가 작거나, 컴퓨터 모의훈련을 위주로 많이 이루어졌었다. 하지만 이번은 상황이 틀리다. 이번 군사훈련은 규모가 크고 북한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담겨져 있는 훈련이라고 볼 수 있다.

군사훈련에 사용된 무기와 군사훈련의 명칭 또한 “맥스 산더”로 공격의 의미가 충분히 담겨져 있다. 전혀 그런 의미가 없다는 미국은 변명했지만, 그에 담긴 경고와 의협의 의미는 누구라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폼페이오는 전에 김정은과 만날 당시 북한의 안전에 대해 결코 실질적인 약속을 하지 않았다. 다시 말하면 북미정상회담 전에 어떠한 문제라도 협상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얘기이다. 군사적 문제도 포함해서이다.

게다가 미국의 발언에 따르면 “그(김정은)는 미국과 한국의 지속적인 군사합동훈련의 필요성과 실용성을 이해할 것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해가 결코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그 포인트다.

“판문점 선언” 중 첫 번째가 전쟁을 중지하는 것이고 네 번째가 비핵화 문제이다. 이것은 비핵화가 더 이상 군사적 대치상황이 없는 상황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는 얘기이다

4. 현재 상황에서 북미정상회담의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어느 정도의 지원까지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는 북한이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가 실현되어야만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현재의 미국은 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이란 핵협의”, “파리기후협정” 에서 연달아 탈퇴하는 등 미국의 신뢰도는 급격히 하락하였다. 북한은 정치와 경제에서 미국을 전혀 신뢰하지 않을뿐더러 자신들이 비핵화 후의 상황을 놓고 “도박”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가 미국으로부터 실질적인 응답을 받는 것이고, 모두에게 장기적인 플랜이 설계되어 있어 그에 따라 한걸음씩 나아가는 것이다.

이 또한 중국의 일관적인 태도이다. 북한비핵화와 북한평화메커니즘 두 가지를 병행 추진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은 핵실험을 중지하고, 한국과 미국은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중지하여 모두가 협상테이블에 앉아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중국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최대한 조율하여 북한비핵화가 한걸음 나아가게 만들어야 한다.

앞서 거론되었던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 저는 아직도 낙관적인 측면이 있다고 본다. 현재 김정은이 비핵화를 통하여 국가안전을 보장받고 싶어하는 기대가 강하고 그에 대한 성의도 보여주었지만 만약 미국측에서 여전히 본인들의 의사만 고집하고 실질적인 안전보장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게다가 한국도 이 부분에 대한 이렇다 할 힘이 없다면 자칫하면 북한으로 하여금 “핵페기는 죽는 것과 다름없다”는 인식을 갖게 할 것이고 서로 기존의 대립의 국면으로 되돌아 갈 것은 분명하다.

이동후 기자 ceo@ev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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