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금융형 준정부기관 7곳은 임금이 5%이상 삭감된다. 공기업은 그간 방만경영과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해도 개혁에는 무풍지대였다. 오죽하면 신도 부러워하는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겠는가.
공기업의 방만경영은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키고 국민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공기업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기업 개혁을 외쳐온 것도 이러한 까닭이다.
이번 예산지침은 일단 공기업의 고질적 병폐를 없애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하지만 과거 공기업 개혁이 `용두사미'꼴로 끝난 점으로 보아 정부의 철저한 감독과 단호한 조치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정부 지침에 해당기관에서는 벌써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복리후생을 축소하려면 기관별 단체협약 개정이 필요해 노사간 갈등도 우려된다. 해당 기관의 불만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사기 문제도 걸려있어 신중해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임금 인상이나 복리후생은 민간기업처럼 경영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지난해 부채는 총 213조원으로 전년 대비 25.6%나 증가했다.
반면 순익은 50% 넘게 감소했다. 재무건전성과 수익성이 크게 나빠진 것이다. 영업이익으로 부채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거나 적자 누적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곳도 있다. 그런데는 다 이유가 있다.
몸집을 불리기만 하고 경영 효율성이나 부채관리에는 나몰라라 했기 때문이다. 사정당국에 적발된 편법 임금 인상, 부적절한 업무 추진비 사용, 경영평가자료 조작, 탈법적 노사관계, 무분별한 해외연수 등이 이를 잘 말해 준다. 불법.비리의 온상이라고 불리기까지 하니 무슨 할말이 있겠는가.
공공기관은 규모와 기능 면에서 국민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누차 강조하지만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은 국가경쟁력을 갉아 먹는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영효율성을 끌어올려야한다.
민간기업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경영효율성을 높여야 공공서비스 요금 등에서 국민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민영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기업 선진화 방안이 지난해 7월 마련돼 추진되고 있지만 실적이 기대 수준에 못미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예산편성치침안을 계기로 공기업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공기업으로서 존속 가치가 없는 곳에 대해선 민영화와 통폐합을 강력히 추진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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