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판단 먼저" vs "후보 명단 내라"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기자 = 조선대 옛 재단 측이 16일까지 정이사 후보자 명단을 내라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커지고 있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과부는 조선대 박철웅 전 총장의 부인과 차남 등 옛 재단의 종전이사(학내분규 이전 이사)에게 지난해 10월부터 4차례 정이사 추천을 요구했으나 이들이 `일방적 처사'라며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

교과부는 조선대 정이사 선임이 늦어지자 지난 5월 다시 임시이사를 파견하면서 임기를 6개월로 제한하고 정이사가 뽑히면 언제라도 해촉할 수 있다는 전제를 달았음에도 이달 6일 임기가 끝날 때까지 후보 추천을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교과부는 이달 초 열린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위임을 받아 박 전 총장의 부인인 정애리시 전 이사와 차남인 박성섭 전 이사에게 16일까지 최종적으로 후보 명단을 제출하라고 보낸 공문에서 "이때까지 제출하지 않으면 정이사 후보 명단을 낼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사분위 심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분위는 19일 특위와 26일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어 이미 추천된 후보 중에서 정이사를 선임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박 전 이사 등 옛 재단 측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다른 2명의 종전이사가 정이사를 추천한데 대해 무효확인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이사 후보 명단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박 전 이사는 "정이사 후보를 낸 다른 종전이사들은 추천 자격이 없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무효확인 소송을 낸 상태여서 사법부 판단이 나온 뒤 정이사를 선임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소송에 대한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명단을 제출할 수 없다는 불가피성을 교과부에 설명했음에도 교과부가 헌법과 대법원 판례를 무시하고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로 정이사 선임 절차를 끝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대는 20년간 이어져 온 임시이사 체제를 지난해 7월 종료했으나 정이사 선임이 지연되면서 지난 5월 임시이사가 다시 파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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