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인후동에 사는 김모(61)씨는 수년 전 자신의 스타렉스 승합차의 옆면이 긁혀 페인트가 벗겨진 것을 보고 울화가 치밀었다.
김씨는 술만 마시면 그 생각이 났고 급기야 이웃에 주차된 차량의 타이어를 펑크내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5월15일 오후 9시30분께 전북 전주시 인후동 주택가에 주차된 아반떼 승용차 뒷바퀴를 펑크낸 것을 시작으로 두 달 동안 차량 9대의 타이어를 펑크냈다.
이처럼 전주 인후동 일대에 주차된 차량의 타이어가 잇따라 펑크나자 주민들은 이웃 카센터 주인을 의심했다.
화가 난 카센터 주인은 자비를 털어 폐쇄회로TV(CCTV)를 설치했고, 김씨는 이 CCTV에 범행 장면이 찍혀 경찰에 붙잡혔다.
김씨는 비록 정규 직장을 다니지는 않았지만 믿음이 가는 성실한 이웃이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한 피해주민은 "타이어 펑크가 난 지 모르고 승용차를 몰다 큰 사고가 날 뻔했다"면서 "김씨와 '형 동생'하며 가깝게 지냈다는 사실에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배신감을 느낀 주민들은 법원에 김씨의 처벌을 원하는 탄원서를 제출했고, 검찰은 김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약식기소를 받아들이지 않고 김씨를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전주지법 형사4단독 김균태 판사는 이날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 대해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정신심리치료 40시간과 알코올치료강의 수강 40시간을 각각 명령했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피고인이 누군가 자신의 차량을 흠집 냈다는 데 불만을 품고 상습적으로 타이어를 펑크내는 등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줬다"며 "피고인이 재범의 우려가 있어 집행유예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옷을 말쑥하게 차려입고 성실히 재판에 임하는 등 한마디로 신사였다"며 "그가 범행을 반복하면서 일종의 희열을 느끼게 된 것 같아 정신심리치료까지 명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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