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왼쪽)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뉴스1 DB) ⓒ 뉴스1

신한금융이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 축하금으로 3억 원을 건넸다는 이른바 '남산 3억원' 의혹과 관련해 위증한 혐의로 기소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다시 재판받게 됐다.

앞서 1심과 2심은 이들을 위증죄로 처벌할 수 없다며 모두 무죄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어 위증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위증 혐의로 기소된 신 전 사장과 이 전 은행장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8일 밝혔다.

'남산 3억원' 사건은 이 전 대통령 취임식 직전인 2008년 2월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이 전 은행장을 시켜 남산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한나라당 의원 측에 현금 3억 원을 축하금으로 건넸다는 의혹이다.

이 전 은행장과 신 전 사장은 신한은행 자금 2억6100만 원을 횡령하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2017년 대법원에서 각각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2000만 원이 확정됐다.

이와 관련해 이들은 3억 원 전달에 주도적으로 기여했는데도 신한은행 고소 직전까지 몰랐다고 부인하는 등 자신들의 재판에서 각각 상대방 혐의의 증인으로 나와 위증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각각의 피고인들에 대한 변론을 분리해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들은 증언거부권이 있음을 고지받고도 증인 선서를 한 뒤 범죄사실에 관한 검사의 질문에 대해 증언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진술했다.

1·2심은 이들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은 피고인들의 증언이 허위 진술에 해당하는지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의 경우 소송절차가 분리됐으므로 공범인 공동피고인의 지위에 있는 피고인은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해 증인적격이 있다"며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았는데도 행사하지 않고 허위 진술을 했다면 위증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은 "공범인 공동피고인을 다른 공동피고인의 증인으로 신문할 실익이 없다"며 "같은 공소사실에 있어 피고인으로서의 진술과 증인으로서의 진술에 증거 가치상 차이가 없다"고 두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또한 "공범인 공동피고인을 증인으로 심문하게 허용하는 것은 검사에게 공범인 공동피고인을 위증으로 기소할 수 있게 함으로써 검사와 피고인의 무기대등 원칙을 구현하려는 형사소송의 원칙에 들어맞지 않을 뿐 아니라 부작용이 훨씬 큰 불합리가 발생한다"고 판단했다.

2심 역시 "공동 피고인들은 변론이 분리됐을 때 다른 공소사실의 증인으로 나설 수 있지만 공동으로 기소된 사실에서는 증인이 될 수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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