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사이트에 인터뷰 기사 누락.."언론당국 검열 의혹"

(홍콩=연합뉴스) 정재용 특파원 = 중국의 유력 주간지인 남방주말(南方週末)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단독 인터뷰를 둘러싸고 검열 논란이 일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인터뷰 기사가 가판대를 통해 판매되는 신문에는 포함돼 있었으나 남방주말의 인터넷 웹사이트에서는 빠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인터뷰 기사가 남방주말의 웹사이트에서 누락된 이유를 놓고 검열논란이 일고 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먼저 중국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인터뷰 기사가 초판 발행후 진행된 중국 미디어 당국의 검열을 통과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초판 발행 마감시간에 쫓겨 초판에서는 오바마 대통령 인터뷰 기사를 크게 손질하지 않고 내보냈으나 이후 검열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나 중국 언론당국이 인터넷에 올리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했을 개연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남방주말의 한 기자도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인터뷰 기사가 중국 언론당국의 검열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6일 상하이(上海)에서 가진 중국 대학생과의 간담회도 관영 중앙(CC)TV가 아닌 상하이의 한 지방 방송국이 중계하도록 해 언론통제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과거 빌 클린턴과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방문시 유사한 이벤트를 벌일 때는 CC가 이를 중계했었다.

중국의 주요 언론들이 남방주말의 오바마 대통령 인터뷰 기사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데 대해서도 중국 언론당국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남방주말의 오바마 대통령 인터뷰 내용도 중국에 대한 인상, 미국의 하이테크 상품 수출에 대한 규제 반대 등 평범한 내용으로 돼 있어 인터뷰 이전부터 중국 언론당국이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SCMP는 보도했다.

물론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의 수전 스티븐슨 대변인은 백악관이 남방주말이 오바마 대통령을 인터뷰할 수 있도록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남방주말의 한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질문 내용을 사전에 중국 외교부와 언론당국에 보내 사전 검열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중국 당국은 중국의 개방적인 이미지를 과시하기 위해 관영 신화통신이나 인민일보 대신에 남방주말이 오바마 대통령을 인터뷰하도록 기회를 제공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남방주말의 인터뷰는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을 떠나기 직전인 18일 오전 11시부터 10분가량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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